어쩐지 최근 캐주얼 소설 평론가 모드의 엘리사입니다.
본디 이리야는 주변에서 평이 많았고,
어디선가 애니메이션화한다는 소리도 들었던 작품이었지만
순전히 '삽화가 재미없을것 같아'라는 편견으로 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N님이 생일 선물로 이 것의 세트를 받는걸 보고
조금 마음이 흔들리더니... 기어히 사버렸습니다. 그것도 셋트로!
[늘 한권씩 사는데 한정판 최후 물량이... OTL]
그리고 이틀을 내리 읽어 오늘에서야 다 읽었습니다.
아까말한대로 좋다는 평은 많은 작품입니다만 저는 그냥 그랬습니다.
가장 중요한 장면인 이리야가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으니까'라고 말하는 장면을
연속된 독서로 멍해진 머리로 읽어서 그럴 수도 있었겠지만
엘리사의 감상은 '
연속으로 읽지 않았으면 읽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제목은 감상적이면서도 SF적 향취를 물씬 풍기는 분위기지만
막상 내용에서는 그다지 SF로서의 향취를 느낄 수 없습니다.
뒷표지의 소개글에서 누차 'boy meets girl story'라고 변명(?)하고는 있지만
기껏 세계관에서 에일리언과 초월적 병기, 그것을 다루는 사람들이 준비되어있지만
주인공이 이리야와 가까워지면서 점차 진실로 다가가는 것이 아니라 종장에서
갑자기 고백받아 사실을 알게 되는 장면은 지나치게 허무합니다.
이것이 작품을 SF가 아닌 boy meets girl story에 머무르게 하고 말았죠.
물론, 4권에서 행해지는 일련의 '고백'과 '행동'은
boy meets girl story로서 너무나 매력적이고 가슴아픔 장면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쌓아올리던 3권까지의 전개가 그저 살붙이기였으니
'조금 더 살을 빼는게 어때?'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어쩔 수 없네요.
덕분에 대재다능, 박학다식하고 오컬트에 능통한 스이센지는
가장 많이 말하고 꾸준히 강조되던 그 스이센지는
결국 분위기 메이커에 지나지 않게 되어버렸습니다.
'생물체'라고 말해봐야 요즘은 바이오크리쳐가 많아서
에이리언인지 실험체인지 알게 뭡니까 [...]
엔딩은 boy meets girl story로서 베이직하게
이별과 성장으로 구성되어있지만 그 구조조차도 부실합니다.
이리야가 왜 아사바와 이별해야되는지의 이유도 불분명하고
아사바의 성장을 의미하는 '할말을 할 수 있게 되었다'라는 부분도
이미 이리야와 함게 있을때 극복했기때문에 의미가 약해졌버렸으며
반의 패거리들의 뒷이야기는 충분히 제시되지 못한 캐릭터들이라
이야기를 즐기기보다 이녀석이 어떤 캐릭터인지 생각해야됩니다.
결론적으로 조금 '맛이 다른 boy meets girl story'로서는 그럭저럭 읽을만 했습니다.
하지만 SF의 맛을 바라는 경우나 한권씩 읽는 사람이라면 별로 추천할만하지 않습니다.
과연 애니메이션판에서는 어떻게 리뉴얼이 될지 조금 궁금하긴 합니다만
캐릭터디자인이 그대로인걸보면 그냥 미소녀물일지도;
이리야의 하늘 UFO의 여름 애니메이션 공식 페이지 (일본어)
http://www.toei-anim.co.jp/animeister/iriya/
PS.
1. 이리야와 아사바의 이별이 분명한 이유
역자는 '이리야가 살기를 바랬다'라지만
본작에서는 최후의 결전의 결과를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가명 시이나 마유미의 편지는 '안좋은 일을 행한 고백'이 적혀있고
끝에 '안 좋은 일에 대한 사죄'를 하고 있지만
실제로 그 안 좋은 일이 '이리야의 죽음'인지
'목숨을 건 최후의 결전에 참전'인지 명시하고 있지 않죠.
그리고 마지막 문장
아사바는 그 녀석이 이리야를 찾으러 갔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것 역시 이리야가 위치가 변화하고 있다 ≒ 살아있다를 상징한다고 봅니다.
만약 이리야가 살이있는게 정답이라면
굳이 기지를 철수해서 아사바와 떨어뜨리기에는 필연성이 부족하다는게 엘리사의 의견.
[에이리언의 침략은 끝나지 않았다! 라면 몰라도]
2. 오마쥬일지도...
이야기가 한참 전개로 달려가는 부분에
시민들이 전쟁을 경고하는 뉴스를 무심하게 흘려보내다가
결국 전쟁직전의 사태에 빠져서도 위화감 속에서 일상을 유지하는 장면 말입니다.
패트레이버2의 포스터
1993년에 발표한 오시이 마모루감독의 '패트레이버 2 the movie'도
배경으로 전쟁불감증에 빠진 도쿄주민이
일촉즉발의 상황에 떨어져서도 여전히 그 것을 일상으로 받아들이고
섞여드는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물론 아리야에서는 대부분의 주민이 대피하고
남은 자들로 유지되는일상을 그리고 있지만
그 표현은 마치 이 영화의 장면을 그대로 문장화한게 아닐까 싶을정도로 닮아있습니다.
그래서 후기에서 고백하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했었지만 조금도 내색하지 않아 실망;
3. 그러고보면 두 주인공인 이리야와 아사바는
한번도 서로를 이름으로 부르지 못하고 헤어지게되는군요.. ;ㅁ;
4. 애니메이션판은 2005년 1월 출시예정이라고 합니다.
5. 3권 뒤의 러프를 보면 왠지 원문판은 삽화가 있었을것같은 분위기..
동감하시는 부-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