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하다! 몰려다닌다! 졸개캐릭터의 매력이 한가득! [...]
아치와 씨팍은 파란 난장이 같은 보자기갱이 일종의 마약인
하드 수송 트럭을 습격하는 장면에서 시작하는데 이게 굉장히 잔인합니다.
지능이 떨어지는 돌연변이 보자기갱은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고
무모한 공격을 계속하다 죽어나가며 경찰은 이들을 막기위해 분투하지만
숫적인 열세를 감당하지 못하고 말그대로 '벌집이 되어' 죽어나갑니다.
이 살육극은 곧이어 사이보그 경찰 '개코'가 등장하면서 더욱 하드해지는데
개코의 초인적인 움직임에 보자기갱은 휴지조각처럼 너덜너덜하게 부서져나가죠.
이 장면은 매우 잔혹하면서도 동시에 이 작품의 스탠스를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아치와 씨팍이 기획된 것은 20세기말, 컬트와 B급영화 붐이 트랜드를 이루던 시절.
작품은 그 정신과 멋을 계승하며 갱영화의 잔혹함과 더러움을 모태로 삼고있는 것 입니다.
이로서 감독은 복잡한 것을 떠나 오직 보여주고 싶은 것 만을 표현하는 자유를 얻었지만
동시에 작품이 일반 대중에게 외면받게 되어버리는 약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만서도;

개코가 등장한 이상 화끈한 액션을 기대해도 좋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 가장 큰 볼거리로 제공하는 액션은 훌륭합니다.
많은 부분이 어쩐지 본듯만듯한 맛있는 장면 모음같긴하지만 한껏 텐션을 높여서
시작되기만 하면 시종일관 불을 뿜는 총구와 끝없이 부서지는 배경과 시체들
그리고 뭐든지 해내는 개코의 아크로바틱 액션은 말그대로 '논스톱 액션'이었습니다.
그리고 사실 스토리도 컬트에 욕설이 많다는걸 제외하자면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당연하다면 당연하지만 모든 사건의 원인과 결과도 제대로 맺음지어주고 있고
나중에 '어? 그녀석은 어쩌고?'싶은 인물없이 확실하게 사명을 마쳐주고 있어서
시나리오에 대해서 고민할 필요 없이 마음 편하게 볼 수 있었지요
다시 말하자면 이 영화는 오직
볼거리만을 추구한 영화라는 소리입니다.

생각보다 한글이 많이 나오는데. 나오는 타이밍이 어색하지 않아서 좋았다
시나리오 ★★★★
많은사람들에게 걸림돌로 언급되는 것이 바로 주인공들이 계속 지껄이는 욕설입니다.
사실 저도 욕을 싫어해서 오인용이니 청솔모같은 작가의 작품은 혐오하는 편입니다만
막상 작품으로 접하면 삼류건달에 거지같은 삶을 사는 그들이기에 욕설은 욕이라기보다는
그들의 일상어처럼 들립니다. 이것은 저같은 사람에게는 상당한 강점으로 작용하지만
반대로 화끈한 욕설을 기대했던 사람들은 다소 아쉬울 부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재미있는건 욕설감수와 건달패성우로 오인용이 출연해주고 있습니다]

신해철은 정말 연기가 많이 늘었다
사운드 ★★★★
음향은 나와줄 부분에 확실히 나오는정도로 특별히 좋을 것도 나쁠것도 없지만
성우에서는 지금까지의 성우캐스팅중에서는 가장 훌륭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류승범, 임창정, 현영, 신혜철등 연예인들과 이규화, 서혜정(멀더와 스컬리)라는
스타급 스타들을 캐스팅했는데 기획 초기부터 확정되어있는 류승범의 아치와
본인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아둔한 캐릭터를 연기한 임창정의 씨팍도 훌륭했고
그동안 연기를 갈고 닦은 듯한 신혜철의 보자기킹 연기는 전반적으로 좋은 점수를 줄만했습니다.
뭐 이쁜이의 현영은 조금 논란거리라고는 생각하지만 애초에 이쁜이가 멋진 히로인이라기보다
다소 어색하고 멍청한 캐릭터여서 현영 본인의 이미지와 시너지를 일으키는 느낌이더군요. [....]

스탭롤 끝의 'Thanks to'와 관계해서 생각하면 묘한 배경
비주얼 ★★★★☆
애니메이션의 비주얼이라고하면 무엇보다 레이아웃과 애니메이티드!
아름다운 색감에 비해 다소 비는 느낌의 레이아웃이 아쉬웠던 '원더풀데이즈'에 반해
아치씨팍은 아쉬운 화면이 적은, 꽉찬 극장판 스케일의 레이아웃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애니메이티드는 거친 액션씬이 거듭되고 있음에도 거슬리는 장면 없이
'그래 여기서 이렇게 나와줘야지!'싶은 분명한 움직임을 보여줍니다.
중간중간 넘어가는 장면에 페이드 아웃이라던가 스틸이 연속되는 장면이
좀 길었던 것같은 느낌이 없진 않았지만 뭐. 음음.

화끈한 에로는 아니지만 성인물다운 농담도 있다
애니메이션으로서의 매력 ★★★★★
이상한 표현이지만 강하고 빠르게 흔들어주는 작품입니다.
틀림없이 막 애니메이션 매니아의 길로 들어서는 사람은 이걸 보면
분명 그날밤 꿈에서 다시 보게될껍니다! 그만큼 인상적이에요.
애니메이션으로서는 월드 랭크로 생각해도 한번은 꼭 볼만한 작품입니다.
조금 매니악하지만요. [오타키한게 아니라 매니악한것 (미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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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
아치와 씨팍은 20세기에 태어나 수없이 태어나 죽어간
국내 극장판 애니메이션 기획서의 썩은 부엽토 위에
마침내 우뚝 일어선 우량아라고 명명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국내 만화, 애니메이션에서
많이들 놓치는 부분은 '재미'라고 생각합니다.
국내에서는 아름다움이나 예술성, 아니면 장대한 교훈이
재미보다 우선시 된다는 느낌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아치와 씨팍은 예술성이나 고상한 테마보다도
'화끈한 재미'를 미덕으로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그래서 비록 극장에서 실패 하더라도 '내가 이것을 만들었노라'
자랑할 수 있을 만한 멋진 물건으로 만들어졌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앞으로 해외시장에 나서게 된다면 꾸준하게 DVD가 팔리는
롱 셀러 대열에 들어가게 될것이라고 의심하지 않습니다.
비록 스타를 기용했음에도 변함없이 부실한 홍보와 장대한 제작기간으로
상업작품으로서 이 작품에 '실패'라는 딱지가 붙게될테지만
우리나라에도 이런 '재미있는 작품'이 나왔다는
사실자체에 매우 기뻐하지 않을 수 없는 작품이었습니다.

요때쯤이 너무 길다 싶었던 장면

아무래도 감독도 나처럼 브라이스인형을 괴기스럽게 생각하는 듯하다